굳이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


미취학아동이나 방금 온 이민자가 아닌 이상


당연히 알아야하고 기억해야할 날 중 하나



바빠서 무슨 날인지 몰랐다는 변명따위 용인될 수 없는


815라는 숫자만 봐도 몸 속 세포 하나하나가 반응할 그 날



광복절



집에 태극기가 없어서 걸지 못할 수도 있다


구태여 광복절 행사를 찾아서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


하지만 오늘은 그냥 빨간날, 공휴일이 아닌


대한민국 5대 국경일 중 하나로써,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중요한 날로써


오늘이 어떠한 날인지를 단 한번 한 순간만이라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.





그 날이 오면, 그 날이 오면은

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

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

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,

나는 밤 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

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.

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

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(恨)이 남으오리까.



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

육조(六曹)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

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

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

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

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.

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

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.


심훈 (沈熏, 1901.09.12. ~ 1936.09.16.)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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